우상호 "수박이란 말 쓰면 가만 안두겠다"

입력 2022-06-12 17:49   수정 2022-06-13 01:24


더불어민주당에 ‘수박 단어 사용 금지령’이 내려졌다. 대선 및 지방선거 패배 이후 늘고 있는 의원 및 당원 간 인신공격을 최대한 차단해 당 조직을 추스르겠다는 이유에서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거에) 진 정당이 남 탓하고, 상대 계파의 책임만 강조해서는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며 “‘수박’이라는 단어를 쓰는 분들은 가만히 안 두겠다”고 말했다.

겉과 속의 색깔이 다른 수박은 조직 내 ‘배신자’를 지칭하는 용어다. 속이 붉은 수박의 특징 때문에 군부독재 시절 좌익 인사를 지칭했지만, 이재명 상임고문 지지자들은 반이재명계 인사를 공격하는 단어로 사용하고 있다.

우 위원장은 해당 표현과 관련해 “어떻게 같은 구성원에게 그럴 수 있나”며 “심지어 공당의 대표였던 분에게 수박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 모멸”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수박이라고 지칭하는 이 고문 지지자들을 비판한 것이다.

우 위원장은 또 “감정을 건드리는 언어를 쓰기 시작하면 비대위가 (당내 분란을) 정리하기 매우 어렵다”며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 분열적 언어를 엄격하게 금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수박 관련 논란은 민주당 내에서 확대되고 있다. 이낙연계의 윤영찬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방선거 유세를 마치고 의원회관 사무실에 들어오니 복합기가 고장 나 문서를 출력할 수 없었다”며 “‘수박들 다 죽어라’ ‘이낙연과 수박들, 민주당에서 나가라’ 등 저주를 담은 문서가 선거 기간 내내 팩스로 날아든 탓”이라고 토로했다. 이 고문 지지자들에게 수박으로 비판받아온 이원욱 의원은 “수박 정말 맛있네요”라는 말을 담은 수박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시하기도 했다.

우 위원장은 다만 이 같은 계파 간 갈등이 과장된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계가 진짜 계파라면 (친이재명인) 조정식 의원이 왜 당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떨어졌겠나”며 “정세균계도 관련 의원 모임을 해체하며 사실상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편 비대위는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8월 전당대회 개최 준비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우 위원장은 “준비위원장 선임을 비롯해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발족을 이번주 마무리할 것”이라며 “8월 말로 예정된 전당대회 개최 일정을 절대 변경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패배한 대선과 지방선거의 과정 및 결과를 평가할 평가단 구성도 서두르기로 했다.

당대표 경선 규칙과 관련해서는 대의원의 반영 비율을 줄이고, 그만큼 권리당원 몫을 확대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최근 2~3년간 당원이 늘었는데, 현재 비율로는 대의원의 한 표가 당원 대비 80배, 90배의 중요도를 갖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탈당했던 민형배 의원의 복당은 당분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민 의원 탈당을 통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 상정이라는 과정을 문제 삼아 헌법재판소에 안건조정위원회 의결에 대한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우 위원장은 “민 의원의 헌신은 평가하지만, 헌재 판결이 내려지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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